초록의 공명




(2015-07-04 09:42:04)
초록
내성천 철거소송 첫심리


영주댐 중지 및 철거 1심 심리가 서울 지방법원 565호 법정에서 진행되었다.

지방에서 오신 오경섭교수님 문종호대표님 최태규님 말북님,불시넷 정웅기씨와 환생교 이용철샘, 박은선님이 참석하셨고 심리가 끝나고 환경연대 김두관국장, 김두림 선생님이 오셨다.

앞뒤로 연이어 있는 재판이라서 인지, 법정 분위기는 엄숙하기 보다는 시장바닥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심리중에는 지난주 부터 부터 시작 된 몸살이 도지면서 계속 벅벅거리고 진땀이 났다. 첫심리라 마음의 부담도 컸다.

심리는 20분 정도 진행되었는데 가처분 소송 때와는 재판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마음으로는 거슬러 가는 물결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순간순간 허허로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지난 몇 달 동안 나의 일상은 소송준비에 집중되어 있었다. 자료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진실을 잘 드러나게 할 것인지, 혹여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사람들 만나는 것과 행사도 자제하고,  강에 나가거나 강과 관련 된 책을 뒤적거렸다. 그러나 그런 주의 집중과 노력들이 -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합리적인, 사실적인, 법적인 추상적이고 흥미로운,  설득력 있는 성과에 이르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법정 분위기는 말해주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제출한 몇장의 사진과 강에 대하 어렴풋한 기억들로  내성천을 - 2차원적인 평면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이 소송자체가 업무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심리가 끝나고 소송에 참여한 원고들과 차를 마시면서. '이제까지 링 밖에 있었다면 이제는 링 위에 올라온 것이다. 승패는 판정이 하게되겠지만 싸움은 우리가 하는 것이다’ 라고 고무적인 이이야기를 했지만 내용은 길이 험다는 이야기였다.

참여한 원고들 중에는 법정에 처음 온 분들이 대다수이다. 상대측 변호인의 이야기대로 ' 이 사람들은 내성천 주변에 거주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권리로 이 소송에 임하는 것인가?' 그것은 질문이 아니라 서술이었다.

상대는 대한민국과 수자원공사 국내 최대의 기업삼성이고 소송의 상대자는 별다른 직함이 없는 개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진실하지도 정의롭지도 약자를 위하지도 않는 법에 의거하냐고 묻는다면,  이 길이 유일하게  그들이 만든 세계속으로 들어가는 문이기 때문이다.

카프카의 성처럼 견고하고 유무미한 시간들이 하얀 햇살처럼 부서지는 길임을 모르지 않으면서 그 길로 걸어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음심리는 8월 24일 463호 법정 4시 1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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