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08-11-26 20:20:57)
초록
파기되었다던 도롱뇽소송 속기록


이 기록은 당시 소각 되었다고 했던 도롱뇽 소송 2심의 마지막 재판 기록입니다.
이 속기는 조정의 달인이라는 이름을 얻고 현제 헌법 재판관의 지위에 까지 오른 판사 김종대와  
법조계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 심리조서를 다시 보며 왜 제가 그동안 그렇게 힘이 들었는지 확연하게 알게 되었지만
이 앎을 현실이라고 인식하기에는 그동안의 믿음이 너무 깊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슴 아픈 일은 만일 ... 만일, 소각했다던 이 기록이  당시에 나왔다면 천성산 문제는 지금 어찌 되었을까하는 것입니다.  

천성산 문제의 진실은 비록  시간의 빛에 의해 퇴색되어 버린 후에 나타났지만 그러나 누군가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기에 이 기록은  우리 시대를 증언하는 또다른 법조 기록으로 남을 것입니다.

저들이 이 기록을 극화한 것처럼 저 역시 그들이 극화한 이 이야기를 한편의 시나리오로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이 글은 정리 중이며 그들이 재판기록을 소각했다고 시인했던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합니다. 지나날 재판에 참여화셨던 분들께서는 잠시 그 현장으로  기억을 되돌려 보시기 바랍니다.

▼ 도롱뇽 소송 고법 최종심 심리조서



초록 (2008/12/13 19:10:24)



김종대 판사의 신동아 인터뷰 중 2006.3.1

조정(調停)의 달인’ 김종대 판사의 ‘법과 삶’

도롱뇽과의 재판

-재판을 해보면 민족성이 나타나지요?

“맞아요. 미국처럼 장사를 주로 해온 나라는 정직이 사회를 지탱하는 가치입니다. 우리나라는 몇천년간 농경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정직한 게 별 의미가 없어요. 봄에 씨 뿌리고 가을에 거두는데 하늘이 비를 적당히 내려줍니까? 홍수 나면 망하는 거고 오직 천명(天命)에 따를 뿐이니 계산이 정확하지 않아요. 또 농업사회라 집단생활을 해왔잖아요. 그래선지 민족성이 소집단적입니다. 우리의 가치는 집단 안에서 통하는 가치입니다.”

국민 정서를 알면 재판에 도움이 되겠군요.

“조정할 때 필요해요. 미국인이라면 계산을 정확하게 해줘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돈을 조금 손해 봐도 마음이 통하면 원수가 안 됩니다. 프랑스 르노자동차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할 때 국민성이 드러나더군요. 삼성자동차는 ‘땅만 팔아도 1조원이 넘는데 왜 5000억원밖에 안 되느냐?’고 했어요. 하지만 르노에는 땅값 계산이 별 의미가 없었어요. 앞으로 자동차 생산에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가지고 들어온 거지 땅 사자고 온 게 아니었거든요.”

김 판사는 “국민이 법을 귀찮게 여긴다”면서 “법이 생활 곳곳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어 그런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법을 입 댈 때 안 댈 때 가리지 않고 마구 들이대면 품위가 없어져요. 남의 치마 속에, 바지 속에, 가정 속에 들어가면 안 돼요. 성매매특별법이 그런 경우입니다. 이 법은 우리나라 윤리수준에 비춰 느닷없이 엄한 법입니다. 법은 ‘이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최소한’이 돼야 합니다. 법에서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과(過)하면 국민이 아무렇게나 살게 될 수도 있어요.”

김 판사는 “지난 30년 동안 맡은 재판 중에 경부고속철 천성산 터널공사 착공금지 가처분신청사건에 대한 재판이 가장 보람이 없었다”면서 “공익(公益)과 공익이 맞서 싸운 재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른바 ‘도롱뇽 재판장’으로 유명세를 탔다.

‘도롱뇽 소송’은 2004년 11월, 환경단체가 낸 경부고속철 천성산 구간에 대한 공사착공금지 가처분 신청사건을 말한다. 경남 양산 천성산의 고속철도 관통을 두고 지율스님을 중심으로 환경단체들이 고속철 터널공사가 도롱뇽을 비롯한 천성산의 동·식물, 고산습지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공사를 중단하고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사건이었다. 도롱뇽은 재판 신청자 중 하나였다. 김 판사는 부산고법 민사부에 있을 때 이 사건 항소심을 맡았다.

김 판사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법원이 조정권고안을 내는 등 끝까지 노력했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율스님과 합의하는 바람에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양쪽이 서로 조금도 마음을 안 열었어요. 시민단체도 자연을 보호하고 나라를 생각하는 것이고, 철도공단도 국민에게 좀더 편리한 교통수단을 제공하려는 것 아닙니까. 공익과 공익이 도무지 서로 이해하지 않았던 경우였어요. 환경단체들은 도롱뇽 사진을 들고 법정에 들어와서 ‘도롱뇽’에 대해 말하면 ‘맞다’ 하면서 피켓을 번쩍 들곤 했어요. 제가 ‘도롱뇽’을 상대로 재판을 한 겁니다. 동물하고 재판을 했으니…(웃음).”

-지율스님을 따로 만났다면서요.

“제 방에 불렀어요. 지율스님이 ‘단식중’이라면서 물도 안 마시더군요. 첫인상이 아주 정갈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스님한테 ‘스님이 보호하려는 도롱뇽도 중생이지만, 터널이 빨리 개통이 돼야 장사하고 돈도 벌 수 있는 사람들도 중생이다. 그 중생도 보호해야 하지 않느냐?’고 하니 지율스님이 미소를 띱디다. 저와 2시간가량 대담하고 나가면서 “당신이 내리는 판결에는 따르겠습니다”라고 하더군요.”

법원 무시한 청와대의 중재

-그런데 결국 조정이 안 되고 (가처분신청을) 기각했잖습니까.

“제가 한창 조정하고 있는 와중에 환경부 쪽에서 지율스님하고 합의를 해버렸어요. 환경부 차관과 문재인 청와대수석이 지율스님을 찾아간 거죠. 법원에서는 전문가들이 ‘환경에 치명적이다’고 판단하면 공사를 중단하고, ‘치명적이 아니다’라고 하면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법원을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합의하고 공사를 중단시킨 겁니다. 환경부에서 일방적으로 법원에 통지가 왔어요. 기가 찼지요. 그래서 이번엔 법원이 환경부로 (의견서를) 보냈어요. ‘지금 상황으로는 환경 침해 우려가 적다. 일단 3개월 동안 국가비용으로 환경단체에서 요구하는 환경영향평가조사를 철저히 하자. 그리고 그 결과가 환경에 치명적인 것으로 나올 때는 (공사를) 중단하고, 치명적인지 아닌지 다시 논의하자. 국가는 협력하라. 그 대신 공사 중단은 해제한다. 한 달에 천억 손해를 내고 있으니 국민 원성도 높다’고 했습니다.”

-지율스님측은 환경조사 기간에도 공사가 계속돼야 한다는 것에 반발했군요.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변호사단체는 지율스님에게 ‘받아들여라. 안 받아들이면 설 자리가 없다’고 권유했답니다. 결국 ‘노’ 했어요. 일주일 후에 제가 선고했지요.”

-흔치 않은 가처분신청이었지요.

“말도 안 되지요. 법리적으로 안 돼요. 도롱뇽을 대상으로 무슨 재판을 합니까. 생태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도 순전히 감(感)입니다. 감을 증거화, 객관화하자는 건데… 선고 결과가 전국적으로 보도됐어요. 법원의 조정 노력은 묻혀버리고 ‘환경단체가 졌다’는 투의 보도였지요.”
 
초록 (2008/12/13 19:18:09)



당신이 내리는 판결에는 따르겠습니다”라고 했다구요 ?
안탑깝게도 저는 아직 그런 말을 누구에게도 해본 일이 없습니다.

당시 김종대 판사는 판결을 한 것이 아니라 법정 소설을 한편 쓰고 싶어한 것 같습니다.
당신의사인이 들어 간 심문 조서와 (당시 파기했다고 했던) 인터뷰 내용을 보면 더욱 그러 합니다
 
초록 (2008/12/25 18:15:50)



<최종심이 되었던 3차 심의 기사모음 >

천성산 현장검증, 재판부가 나섰다
“환경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재판부에서 실시할 수밖에 없다” 프로메태우스 2004 9.14 양명철기자

‘천성산 구간 고속철도 공사 착공금지 가처분신청’에 관한 항고심 공판 세 번째 심리가 13일 오후 2시 부산고등법원 401호 법정에서 열렸다. 현재 환경부가 도롱뇽소송 시민행동과 합의한 환경영향평가 전문가 재검토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이날 재판은 관심이 집중됐다.

원고 측인 지율스님과 도롱뇽의 친구들은 두 개의 합의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하나는 ‘공사중단, 단식중단, 재판결과에 승복한다’는 내용의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지율스님간의 합의서, 다른 하나는 ‘천성산 일대의 환경영향평가에 준하는 전문가 검토를 9월중에 착수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의 도롱뇽소송 시민행동 대표단과 환경부 간의 합의서다.

참고인, 참고인석에서 쫓겨나다

이날 재판은 공단측 참고인인 한국철도시설공단 시설관리실장의 심문으로 시작됐다. 원고 측은 공단의 정밀조사 보고서에 지하수 관련조사가 너무 없고, 터널의 양 입구를 제외하면 시추를 통한 정밀조사는 거의 없는 등 조사가 부실했고 국책사업이라는 사업의 중대함에 비해 추진과정에서 법적준수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양측의 심문이 끝나자 김종대 부장판사(제1민사부)는 참고인에게 “공사가 잘못되면 누가 책임을 지는가”를 질문했고, 참고인은 “책임은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답했다. 또한 환경단체의 제기로 2003년 5월에서 7월까지 2개월 6일간 진행된 노선재검토에서 ‘동대구 - 밀양 - 삼랑진 - 부산’으로 이어지는 구간도 검토했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참고인은 “기술적 측면 보다 경제성 때문에 이때의 노선재검토에서는 검토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답해 노선재검토가 환경피해라는 측면에서가 아니라 경제성을 중심으로 검토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판사는 원고 측에서 제출한 2개의 합의서를 낭독하면서 이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는데, 참고인은 “지율스님과 공단 간의 합의는 알지만 도롱뇽소송 시민행동 대표단과 환경부 간의 합의는 들은 바 없다”고 대답했다. 반면 지율스님은 “환경부와의 합의에 대해 공단 측이 거부했다는 공문을 환경부로부터 받았다”고 말하자, 재판부는 공단 측의 자세를 질타하며 참고인 석에서 내려갈 것을 지시했다.

재판부, “더 이상의 중재안은 불가능하다”

재판부는 원고 측의 주장을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환경파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경우 기존노선 공사 강행의 철회하고, 그렇지 않다면 공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피고 측의 주장을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우려는 없고, 재검토에서 이상이 없으므로 공사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정리했다.

재판부는 지금까지 원고 측과 피고 측을 모두 만나 이 문제 해결에 대해 설득해왔다. 그러나 지율스님은 단식 등 극단적 방법을 취하지 말아줄 것, 공단 측은 재판이 종결될 때까지 공사를 강행하지 말 것을 법원이 권고했는데도 양측 모두 지키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양측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중재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판부는 “법원이 아닌 곳에서 합의하거나 환경부라는 국가기관이 합의에 포함되는 등 ‘절차해결’과 ‘결과해결’이 따로 제기되어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문제를 안게 됐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러한 판단은 재판부의 현장검증 과정 도중, 국가기관인 환경부가 9월중 전문가검토를 실시하게 되었을 경우 판결은 법원의 몫이 되지만, 법원과 환경부가 충돌하게 될 경우 법원의 결과조차 논란이 되기 때문이다.

재판부의 두 가지 안, 그리고 선택



첫 번째 안은 환경부를 포함한 관련 세 개의 단체가 책임을 지는 방법으로 ‘협의를 통해 조사결과를 내면 법원은 결과를 유보한다. 그에 따라 세단체가 합의를 보고 소는 취하하는 방법이 있고, 만약 필요하다면 조정을 통해 법원의 협조를 제공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반면 두 번째 안은 법원이 주도하는 방법으로 ‘법원이 정밀조사를 지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결론을 내린다. 이 안의 경우 양측은 법원이 내린 결과에 승복한다’는 것이다.

피고 측은 첫 번째 안은 환경부와의 합의 내용을 잘 모르기도 하고, 두 번째 안의 경우 자칫 전면 재조사로 되면 시간이 너무 걸려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반면 원고 측은 지금도 환경부와 피고 측이 합의사항의 이행에 불성실한데, 첫 번째 안을 선택해 소를 취하하고 합의를 보려 해도 상대방이 불성실로 일관하게 되면 다시 법원에 소를 제기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을 들어 그나마 차선책으로 두 번째 안을 선택했다.

환경부 ‘난감’, 재판부가 나섰다

지난 9월 1일, 환경부, 한국철도시설공단, 환경단체 간의 첫 모임이 무산되었다. 공단 고속철도본부 관계자는 31일 환경부에 전문가 검토를 위한 협의 과정에 참여하기 곤란하다는 뜻을 전달하고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단은 협의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환경부는 환경단체와 합의하는 과정에서 철도시설공단 쪽의 의사를 확인하지 못해 협의에 불능할 경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공단을 배제한 채 전문가 검토를 실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름이 다 되도록 환경부는 이 협의 사안에 대해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환경부가 나서지 않자, 재판부가 나섰다. 재판부는 원래 계획되어 있던 대로 20일 10시 현장검증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또한 환경부가 주관하는 전문가 재검토가 법원에서 시행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이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장검증은 우선 원고 측이 제시한 6명의 전문가의견에 대해 상대방이 현장에서 답하는 형식으로 하며, 만약 서로의 견해가 일치되지 않을 경우 그 분야는 법원이 정하는 기일 내에 연구 결과를 재출하고 그 재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재판부가 판결하는 방식으로 정했다.

원고 측은 감정비용을 10억원 정도로 예상했으며, 지하수, 지질 등 5개 분야에 대한 전문가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비용은 재판부에서 판단해 원고 측와 피고 측이 분담하는 것으로 기준을 정하기로 했다.

이는 환경부가 반대하지 않는 경우에 실시하고, 환경부가 공식적으로 반대하면 현장검증은 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자료만으로 재판은 종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장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현장검증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측이 결과에서 매우 불리할 것임을 밝혀 재판부가 주도하는 방법을 통해 판결을 내리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율스님은 “재판부의 결과에 승복하기로 했으므로 국민적 결과를 기대해보자”며 재판 소감을 말했다. 지율스님은 “개인적으로 이기고 지는 싸움이란 생각은 단식수행 기간 중 이미 떠났다”며 “오히려 이 싸움을 통해 알게 된 많은 사람들과 기도해준 고마운 이들의 마음을 모아 함께했던 과정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도롱뇽소송 시민행동 공동대표단은 △천성산 고속철 터널공사가 자연을 파괴하고 생명을 죽이는 반환경ㆍ반생명 정책임을 홍보 △도롱뇽소송 승소를 위한 서명운동 전개 △천성산 구간 환경영향 조사를 위한 모금활동 전개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제 실질적인 현장검증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도롱뇽의 친구들은 오는 18일 광주 비엔날레에서 도롱뇽의 날 행사를 열고, 도롱뇽소송에 대해 광주시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도롱뇽소송 시민행동은 ‘천성산살리기를 위한 3년의 활동평가와 시민행동의 활동방향에 대한 토론회’를 오는 21일 개최한다. 또한 10월 15~16일에는 지율스님과 함께 하는 천성산 기행, 22~23일에는 사회당 주관으로 월드컵 공원에서 도롱뇽 생명영화제를 열 계획이다.

기자수첩] 천성산 해법, 순리대로 풀어야 / 국제신문 배재한 2004.10.22

천성산 구간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사건 항고심 재판이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 터널공사가 산에 미치는 영향을 환경단체와 공동조사하겠다고 합의한 환경부가 합의를 깨고 '터널공사는 습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를 부산고법에 제출한 것이다.

이 사건을 맡고 있는 부산고법 제1민사부는 '딜레마'에 빠졌다.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공동으로 실시한 전문가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선고(결정고시)를 하려던 재판부의 의도가 빗나갔음은 물론 재판부가 독자적으로 현장감정을 실시할지 아니면 절차적 정의는 어겼지만 환경부 조사결과를 토대로 심리를 속개해 결정을 내려야 할지 선뜻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김종대 부장판사가 기자를 만나 "이 사건 해결에 참고가 될만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전달해 달라"고 한 당부도 이런 고민의 일단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재판부가 사면초가에 빠진 원인과 과정을 살펴보면 해법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재판부는 지난 9월13일 3차 공판 때 현장검증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그런데 환경부와 환경단체 공동으로 합의한 전문가 검토에 철도시설공단측이 동의하자 재판부는 이 합의를 전제로 예정된 현장검증을 보류했을 뿐이다. 재판부는 "환경부와 환경단체간 전문가 조사가 실시되지 않는 등 양측의 합의가 무산될 경우 즉각 법원 직권으로 현장검증을 실시하는 등 예정된 재판일정을 진행하겠다"고 천명했다.

나아가 재판부는 기회있을 때마다 "사회갈등 해소와 함께 모두가 승복하는 상생의 길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재판부는 좌고우면할 이유가 없다. 재판부가 '절차적 정의'를 세우는 길이다. 재판부가 '환경문제에 관한 최고의 공식기관인 환경부 검토결과를 뒤엎을 수 있는 권위있는 전문가가 있겠느냐'며 예정됐던 검증·감정을 실시하지 않는 등 훼손된 절차적 정의를 방치한다면 누가 재판결과를 신뢰하겠는가. /사회 1부 myway@kookje.co.kr


9월 13일 도롱뇽 소송 3차 심리 열려
20일 현장 검증실시하기로 현대불교 /천미희

“천성산 공사가 잘못되면 그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지는 것입니까?”
“결국 국민에게로 돌아가겠지요.”

9월 13일 속개된 경부고속철 천성산 관통반대를 위한 ‘도롱뇽 소송’ 항고심 3차 심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황억준 경부고속철도공단 울산사무소 소장은 원고측과 피고측의 심문 후 이어진 재판장의 보충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재판장이 술렁거렸다. 경부고속철도 공단의 책임 있는 관리자에 해당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이 같은 대답은 자리가 없어 선채로 재판을 지켜보던 방청객들에게 충격을 던졌다.

이어 재판장은 “공단측은 공사 지연으로 연간 2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초대된다고 주장하는데 그 손해는 환경단체 탓인가? 공단 탓인가?”고 물은 뒤 “애초에 좀 더 철저한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환경단체에서 걱정하는 여러 사안에 대해 과학적인 검증이 가능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설득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반성해야 될 문제 아니냐”고 덧붙였다.

또한 재판장은 참고인이 추가 답변을 하려고 하자 “황억준 참고인은 공단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된바 있는 지율 스님과 환경부간의 합의내용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답변을 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대답을 들을 이유가 없다”고 느낀다며 답변의 무성의를 지적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부산고법 민사1부(재판장 김종대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이날 심리에서 황억준 참고인을 상대로 지하수, 단층대, 시추조사, 환경영향평가상의 하자 등에 대한 양측의 집중 공방 이후 이어진 재판장의 조정절차가 더욱 관심을 모았다.

김종대 재판장은 “그동안 재판부는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한 조정의 장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 수시로 당사자들과 만나 의견을 조율했고, 국민여론도 수렴했다. 그러나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의 입장 때문에 이제 재판부는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힌 뒤 두 가지 조정안을 내놓았다.

재판장이 내놓은 첫 번째 안은 지율 스님이 단식을 푸는 시점에 환경부와 합의한 내용에 따라 환경부, 환경단체, 고속철공단 등 문제 당사자들이 직접 전문가들을 구성하고 천성산 구간에 대한 조사를 실시, 결론을 도출할 때까지 법원 결정을 유보하고 그 결정에 따르는 것.

두 번째 안은 재판부가 주도적으로 문제해결의 중심에 서고 원고측과 피고측이 제안한 전문가를 대동하고 현장검증을 실시, 전문가들의 감정서를 받아 법원이 최종 결론을 내는 것.

이에 대해 양측은 일단 2안을 수용, 9월 20일 오전 10시 개곡리 13-4공구 공사 현장을 출발, 천성산 구간을 돌아보는 현장검증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현장 검증을 통해 지질, 지하수, 생태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감정서를 제출하면 그것을 토대로 법원이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심리에서는 당초 3명의 참고인 진술과 지율 스님에 대한 반대 심문이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양측의 기본 입장 확인은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라는 양측의 합의에 따라 20일 열리는 현장검증에서 전문가 진술로 대치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민들 모두에게 득이 되는 최선의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만약 한쪽이 어떤 이유로든 20일 현장 검증을 실시할 수 없도록 하는 등 협조하지 않는다면 재판을 여기서 중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재판부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심리 후 지율 스님은 “이제 이기느냐 지느냐는 결론을 떠나 어떻게 합리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또 과정 속에서 어떤 것들을 잘 챙겨갈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단식을 풀며 합의서에 사인을 할 때 이미 수술하다 죽어도 좋다는 동의서에 사인하고 사랑하는 자식을 수술대위에 올려놓은 것과 같다”며 현재의 심경을 전했다. 이어 스님은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과 과정 속에서 믿음의 끈을 놓지 않고 재판부를 믿고 마음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당분간 천성산를 돌아보고 부산에 머물게 되며 20일 현장 검증에 참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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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동아일보 답변서  초록 08/09/06 1454 
90   낮선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초록 08/08/29 967 
89   범불교도 대회를 바라보는 언론보도에 대한 단상  초록 08/08/28 906 
88   내게로 돌아오는 길 (조선일보의 답변서) [1]  초록 08/08/11 972 
87     조선일보의 답변서에 대한 답변과 준비서면  초록 08/08/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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