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18-11-17 18:26:56)
초록
조선이 정정해야 할 것은 손실 수치가 아니라 왜곡된 시각이다.
뒤늦게 조선일보와 진행했던 소송의 판결문을 인터넷을 통해 받았다. 판결문을 받기 전에 언론을 통해 전해들은 판결소식이었지만 6년 만에 받은 정정보도 판결이기에 그 사이 이 땅에서 일어났던 많은 사건들, 4대강이 무너지고 우리의 산하가 파헤쳐지는데 고임돌을 해온 천성산 손실문제가 대법원의 판결과 조선일보의 정정보도로 정정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눈물이 쏟아졌다.

관련 사건은 이미 언론중재위와 법원을 통해 12회에 걸쳐 반론보도가 나갔던 사건이며 8번이나 나홀로 소송으로 법정에 섰던 사건이었다. 언론중재위를 드나들고 나홀로 소송을 시작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전후, 대운하사업이 계획되던 시기였다.

1. 여성 한 분의 단식으로, 2만여 군민의 반대로, 몇몇 환경단체의 반대로 국책사업이 번번이 실패해 수십조 원의 예산이 낭비됐습니다. 낭비된 예산으로 기업을 만들었으면 30만 명의 일자리는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이명박 대통령)

2. 2조 5천억은 1억짜리 집을 2만 5천 채를 지을 수가 있습니다. 2만 5천채 같으면  인구가 10만명 사는 신도시를 지을 수 있는 돈을 간단하게 노무현 전대통령이 지율이라는 그 여자 중한테 갖다 바치고 말았습니다.(월간조선 조갑제 )


30만 명의 일자리, 10만 명이 사는 신도시가 ‘여자 중’에 의해 사라졌고 이후 박재완 기재부 장관은 이러한 사례를 민주주의의 적폐로 몰며 전국 강의를 진행했고 언론은 이를 재생산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조선은 100회 이상 기사를 썼고 kbs를 비롯한 모든 언론은 2000회 이상 직간접적으로 이 수치를 인용보도 했다. 작자 미상의 논문 한편은 지난 15년 동안 4대강을 비롯한 모든 개발논리와 환경문제에, 정쟁에, 노사문제에, 심지어 공무원 교육 자료에 인용되었고 ‘2조 5천억 원’이라는 안티카페와 페러디가 봇물처럼 생겨나기도 했다.



천성산 손실 문제를 덜어내고 나면 그 자리에 남는 것이 무엇일까?

파사현정이라 했지만 사실관계가 밝혀진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3번째 같은 반론보도를 실어야 했던 조선일보는 두 번의 정정 보도를 내야했던 중앙일보가 택한 방법과 같이 천성산의 늪과 도롱뇽 기획기사를 실었다. 중앙이 도로공사를 하며 포크레인으로 판 물구덩이를 천성산의 늪이라며 양면에 실는 헤프닝을 벌렸다면 조선은 중앙일보에 등장했던 관계자들을 재등장 시켜 기획기사를 실었고 법원이 명한 정정보도는 기획기사 밑에 밟혀 있었다.  


중앙일보 양면에 천성산의 늪이라며 실렸던 도로 옆 포크레인으로 판 물구덩이

조선일보는 법원의 결정에 승복하지 않았고, 정정보도 옆에 공사중단 손실 2조5천억 원을 끼워 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정해야 할 부분은 수조원의 손실액이 아니라 천성산 문제를 바라보는 왜곡된 시각이었다. 기사는 여느 때처럼 ‘지율’이라는 특정인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후, ‘도롱뇽이라는 이미지로 관을 짜고 대못을 친 후 객관적이고 사실적이어야 할 내용을 감성적이고 선동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작금에 도롱뇽 소송은 자연의 권리 소송으로 대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소송은 자연물의 소송이 아니라 자연물의 이름을 빌은 자연권소송이다.

천성산 문제에 있어 우리가 요구했던 것은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후 7년이 경과하도록 착공하지 않았기에 환경영향평가법 54조 4항에 의거, 법적 절차인 재협의를 준수하여 달라고 요구였고, 도롱뇽은 두 번에 걸쳐 실시한 환경영향 평가에서 누락된 환경 지표종으로 환경영향평가의 부실의 정도를 가늠하는 잣대로 법정에 세웠다.






아이러니하게 당시 법정에서 도롱뇽을 본 일이 없다고 증언했던 생태전문가는 환경영향평가회사를 차려 영주댐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했다.

만일 당시 지금처럼 중앙일보나 조선일보처럼 천성산의 늪이나 도롱뇽의 서식지에 주목했다면 천성산 문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정말! 어디서부터 잘못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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