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16-07-14 22:45:59)
초록
평화를 위한 발걸음

천성산 사드 배치설을 계기로
오랫동안 잊고있던 분단의 문제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통일로 가는 길과 연결되어 있는가를 묻는 일에서 부터
내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하는 답을 찾기도 하면서

사드 문제를 겪으면서 천성산의 친구들과 함께 쓴 '평화를 위한 발걸음'의 내용을 올려 봅니다.



  
사드 문제로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양산도 천성산도 예외는 아니다. 주민인 양산시민도 천년 고찰 통도사 내원사도 모르는 가운데 사드배치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천성산은 원효스님께서 천명의 제자와 화엄경을 논하시던 곳이다. 화엄의 중심 사상은  ‘화쟁사상’(和諍思想)사상이다. 화(和)와 쟁(諍)은 둘이 아니되, 쟁(諍)은 화(和)로 나아가는 과정이나 절차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작금의 사드 문제는 화(和)는 사라지고 쟁(諍)만이 존재한다. 작게는 마을공동체, 지역, 지방을 넘어 온 나라, 인접국까지 쟁(諍)의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사드 배치 자체에 대한 격렬한 반대와 다양한 이유들, 배치 후보지 주민은 물론 관료․정치인까지 극한의 투쟁을 예고하고 있고, 중국이나 러시아의 경고는 더욱 직접적이며 격해지고 있다. 정부는 목적이나 실효성이 첨예한 쟁론 중에 있는 일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은 자국에서 사드를 배치할 때, 주민 설득을 끝내고 환경영향평가를 끝낸 뒤, 그 피해와 대책을 설명한 뒤에 사드를 배치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중대한 사안을 아무런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정부에서 결정하고 추진하고 있다. 일의 순서가 잘못되었고, 방향이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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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정치는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을 지향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갈등이라 함은 생각과 의견의 다양함을 말하는 것이며, 조정과 화합이란 상호 긍정을 전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갈등이 반복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갈등을 물리고 평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순리적 관점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그릇된 법을 막고, 악한 일을 그치게 하는 방비지악 (防非止惡)의 관점에서 사드 문제를 풀고자 한다.

각계각층의 전문가 역시 사드가 주요시설과 인구밀집지역을 보호 할 수 없는 반쪽짜리 방어체계로, 득보다 실이 많은 군사시설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탈속의 수행자로서 오늘 우리가 이렇게 나서는 것은 종교적 신념이나 지역적 이기심 때문이 결코 아니다. 인근의 원전 밀집 지역, 검증되지 않은 안전 문제, 개발국의 기관이나 전문가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혼돈 상황에서 사드가 들어오는 것을 방조한다면, 결과적으로 그릇됨에 동조하는 우를 범하게 되는 일이며 이는 양산시민은 물론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탈속의 수행자라 하여 세상을 등진 것은 결코 아니다. 때로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탁을 든 손에 검을 들기도 했고 때로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수행처를 벗어나 독립운동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환경파괴에 저항하여 분신으로 저항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행위들 속에는 중생의 아픔을 함께하고 덜어 주고자하는 자비함이 있었고 그곳에 평화의 씨앗을 심고자하는 염원이 있었다.

과연 사드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으로 남아 있는 이 땅에 평화를 심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무기고 속의 무기는 점점 쌓여가지만 왜 우리의 평화는 나날이 위협받고 있는가?

총 대신 꽃을 드는 일은, 사드대신 화해의 악수를 청하는 일은 우리에게 불가능한 꿈일까?  슬프고 비장한 마음으로 천성산의 정상에 서서 이 땅에 평화가 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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