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08-08-13 07:50:12)
초록
인드라 그믈
저녁 어스름이면 처마밑에 집을 짓는 거미가 있습니다. 처음 거미의 존재를 알게된 것은
열흘 전이었는데 외등이 없어 그동안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거미는 해 저녘에 집을 짓고 아침이면 말끔하게 집을 철수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집을 짓는 시간은 날씨가 흐린 날은 보통 5시에서 6시 사이,  
날씨가 쨍쨍하면 6시 이후 집을 짓기 시작하고 보통 40-50분 정도 소요하며  다음날 아침
5시에서 6시 사이 집을 철수합니다.  하지만 철수하는 것은 단 1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 영상은 1시간 동안 숨을 몰아쉬며 찍은 사진을 편집한 것입니다.













































며칠 동안 거미를 관찰하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거미가 집을 짓는 구조나 방법을 설명해 낼 수는 있지만 거미가  집을 지으면서 활용하는 정교한 수학적 등식을 어떻게 습득하였을지 설명해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적 지식은 대체로  제가 관찰을 통해 알게 된 것과 같은 껍데기의 지식에 불과하며 간혹 원인에 대한 지식이라고 믿고 있는 것은 대부분 상상력의 소산이며 추측과 억측이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계를 이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자연계의 질서를 임의로 재단하는 일을 대단한 발전이라고 생각하기를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거미와 같이 자연의 방문자로 이땅에 왔고 언젠가는 그 흔적을 조용히 걷워가야만 합니다.  

거미가 집을 걷워들이는 걷은 마치 우리가 커텐을 걷듯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렌즈가 촛점거리를  찾는 순간 집은 사라지고 맙니다.  저는 이 장면을 찍기 위해서 거의 일주일을 고생했습니다.

파브르 곤충기에 의하면 거미는 집을 걷워들이는 것이 아니라 먹어치우는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거미는 자기 몸속 어딘가에 거미줄을 저장한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 집을 걷어 들이고 있는 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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