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07-03-10 01:48:32)
초록
마음의 禮敬


이번 꽃샘 추위에  몽우리 졌던 매화가 그만 서리를 맞고 말았다.
그러나 꽃샘추위가 물러가자  어르신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논밭으로 나가시고 마을은  다시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다.

산촌 생활에서는 코팅장갑과 장화 삽과 호미, 낫과 도끼와 톱은 하루에 한번은 만져야 되는 소중한 물건이다. 도시의 사람들이 컴퓨터와 자동차에 익숙하여 지는 것과 같이 산촌 사람들은 이 연장들에 익숙하며 이 연장들을 소중히한다.

나는 아직 이 연장들과 익숙치 않아  제가 쓰던 호미나 낫을 밭가에 던져 두고 곧잘 잊어버린다. 때때로  어르신들께서 보시고 주어오시며 걱정스러워 하신다. '연장'을 함부로 다룬다고,,,,,,

사람은 자기가 만지고 사랑하는 물건과 사람에 의하여 길들어 간다. 돈과 명예을 좋아하는 사람은 돈과 명예 에 길들어가고 술과 노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술과 놀음에 길들어 가며 친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친구에 길들어 간다.  <지금  우리는 무엇에 의해 길들어 가고 있을까>

나는 오늘 불쏘시게로 쓸 소나무 갈비를 긁으려 산 모둥이를 돌아가다 아주 감동적인 장면을 보았다.
그것은 눈이 어두우신 자야아제가  지게를 진 체로 지게 작대기로 힘을 받치고 주저 앉아 쉬고 계신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히 힘이 들어 쉬고 계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뵈니 무엇엔가 고요히 집중하고 계셨다.














   나는 순간,
   자야 아버지께서 아랫마을의  절에서 울려오는
   저녘 예불소리에 귀 기울고 계신 것을 알았다.
   기도 소리가 끝나자 자야 아버지께서는 다시 나무짐을
   지고 일어나 집으로 향셨다.

   마음의 禮敬이 끝나는 시간이었다.
   문득 그분이 물들어 가는 그 세계를 너무 오래
   떠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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