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07-02-26 07:28:44)
초록
허수아비의 사랑

마을로 들어오는 고개를 하나 넘으면 이장님댁 고추 밭이다.  
이장님댁 고추 밭은 큰 길에서 갈라서는 지점 중간쯤에 있다.




내가 이곳에 오기 전에 허수아비는 세워져 있었고 그 허수아비를 무심한 눈기로  지나쳐 오면서
이제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지 알지 못해 두려웠다.  

걸음 연습을 하며 혼자 이곳까지 내려 올수 있게 된 것은 것은 늦가을이었다.
너무 멀리 왔다고 후회했지만 두발로 다시 걸을 수 있다는 것에 나는 희망을 걸었다.

탄저병이 번져 고추 농사는 절반도 수확하지 못했고 허수아비는 슬퍼 보였다.  
하지만  이 허수아비는 내가 돌아가야 할 곳에 서있는 이정표였다.

이정표도 세월이 가니 늙어 간다. 이제는 우리도 늙음을 받아 들여야 한다.
버려짐과 잊혀짐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망연히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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