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07-09-18 20:43:58)
초록
고추 농사


<손을 흔들어주시는 할매들의 모습에서 열여섯 소녀 때의 모습을 봅니다.>

고추 농사는 산촌 마을의 중요한 밭농사입니다. 아직은 김치와 고추장이 중요한 우리 먹거리이기 때문이겠지요

무섭게 몰아치던 폭풍이 지나가고 연장 내리는 비가 잠시 그치자 어르신들은 모두 고추밭으로 나가 품앗이를 하며 일손을 거듭니다.  

지난해에는 탄저병이 번져 수확을 절반도 못했지만 올해는 어느집 없이 고추가 풍년입니다. 풍년이라고 하지만 올해 고추 값은 작년 같지 않습니다. 원캉 수입고추가 많이 들어오고 고추로 유명한 양양에서 영해장까지  물건을 가지고 나오기 때문입니다

밭농사는 할매와 할배의 일이 정확하게 분리 되어 있습니다
밭고랑에 쪼그리고 앉아 풀을 매고 고추를 따는 것은 할매들의 몫이고 비료를 치고 농약을 살포하고 밭 가장자리의 풀을 베고 지고 나르는 일은 할배들의 몫입니다.

고추를 싣고 장에 내는 일은 할매들의 몫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할매들은 이래저래 계산이 많습니다. 명절 음식을 미리 조금씩 장만하고 명절에 찾아오는 자식들의 손에 들려 보낼 깨도 털어 놓고 콩도 따야 하고 알이 굵어지고 있는 고구마 밭도 둘러보고 마음 손가는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자꾸 일손을 느추는 가을장마가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연장 내리는 비로 급기야 고추를 방에 널어놓고 난로를 피워 건조 시키고 있습니다.>

초록 (2007/09/23 07:29:05)

태양초를 말리다 보면 3분의 1은 희나리가 져 버리게 된다. 게다가 아랫목 웃목 다내어주고 사람의 손의 수고로움은 말할 것도 없다.

나는 100포기도 안되는 작은 고추 농사지만 1000주 이상 심은, 일손이 없는 이 산촌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요즘 알게 되었다. 게다가 수입고추가 대량으로 싼 가격으로 시장에 들어오고 수효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제 소농은 정말 갈곳이 없다. 도시화된 문화는 계속 밀려 들어오고 도시로 나간 젊은이들은 돌아오지 않고 수입은 계속 줄어들고 노인들은 늙어간다. 이것이 산촌마을의 현제 상황들이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풀약이나 농약을 치면 잔소리를좀 했지만 이젠 그러지를 못한다. 그동안 묵묵히 들어주고 계셨던 것이 고맙기만 하다.
 

   

71   한가위  초록 07/09/25 599 
70   대목장  초록 07/09/20 609 
   고추 농사 [1]  초록 07/09/18 566 
68    할매의 분홍 나일론 이불  초록 07/09/15 1099 
67   내가 사는 이 암자 나도 몰라라 .....  초록 07/08/24 789 
66   자야네 할아버지 제사  초록 07/07/29 607 
65   6,7월의 농사 일지  초록 07/07/29 619 
64   할머니의 콩밭  초록 07/07/15 649 
63   아름다운 동행 3  초록 07/07/11 723 
62   여름의 현  초록 07/07/07 721 
61   감자수확  초록 07/07/05 2164 
60   아름다운 동행2  초록 07/06/10 831 
59   다락논에 모를 내며  초록 07/05/30 2104 
58     모판을 짜며  초록 07/05/30 362 
57   불기 2551년 부처님 오신 날  초록 07/05/25 699 
[1][2][3][4][5][6][7][8][9][10] 11 [12][13][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