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07-09-15 14:23:04)
초록
할매의 분홍 나일론 이불
    
     < 어이구 이불장사 다 굶어 죽겠네>
     < 굶어 죽든지 말든지>

    


   빨래줄에 널어 놓은 이불을 보며 모두 한마디씩 하지만 할매는 시꾼둥 하십니다.
  
  <장속에 비단 이불이 울것네> 저도 한마디 거듭니다.
  <그렇찮아도 자식들이 불싸질러 버리라고 하지만 그리 못한데이>

  실밥이 허옇게 풀려나온 채 빨래줄에 걸려있는 할매의 분홍 나일론 이불,

  40년 전 생머리 끊어 팔았다는 이유 때문에 자식들의 말처럼 불싸버리지를 못하며
  참, 서럽게 가난한 시절의 이야기를 할매는 잊지 못합니다.

재피를 다듬다가 할매는 무슨 생각이 났는지
<이젠, 싸우며 내가 이긴다> 고 뜬금없는 이야기를 하시며 눈가에 주름 가득 지우십니다.
열여덟에 시집와서 60년만에 문득 큰소리를 쳐보는 할매가 오늘은 문득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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