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07-07-29 18:27:18)
초록
자야네 할아버지 제사





오늘은 자야네 할아버지 기제 다음날입니다.  여느 때 처럼 아침 7시쯤 자야네 집으로 오시라는 마을 방송이 있었지만 정작 자야네 집에 마을 분들이 모이신 시간은 9시 이후입니다.

무더위가 시작 되자 이곳 어르신들은 새벽 5시에 밭에 나가시면 대게는 오전 9시까지 논이나 밭을 돌보시고 9시가 넘어서야 아침을 드시고 오후에는 햇발아래 나가시는 일이 드물며 해거름에 다시 한차례 밭에 나가십니다. 하지만 이쯤은 비교적 한가한 농한기입니다.

새로 밭을 갈일도 없고 곡식을 심을 일도 없기 때문에 대게는 논이나 밭두렁의 풀을 매고 약을 치거나 거름을 하는 잔일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모처럼 모이신 마을 분들이 해거름 까지 자야네 마당에 깔아놓은  멍석을 떠나지 않습니다.

자야네 집은 저희 집에서 60m 정도 떨어져 있어서 간간히 노래 소리도 들리고 때로는 높은 이야기소리와 웃음소리도 들립니다. 어르신 제사 때에는 외지에 나간 삼촌과 고모들도 오셔 옛 이야기와 도시 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곤 하십니다.

자야 삼촌이 <이곳에서 한 달 동안 밭 매고 풀매는 일이 도시에서 내가 하루 버는 것만 못하다고> 고 이야기를 할 때 어르신들은 <참, 세상이 그렇다> 고 맞장구 치셨지만 그런 세상에 대하여 아무도 의분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인질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랫동안 화재가 되었습니다.
이곳 어르신들은 농사일 외엔 별로 화재가 없지만 때때로 시사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시는 것을 한 번도 들은 일이 없습니다. 언젠가 진국이 할머니께서 <우리나라는 ,아직 여자가 대통령 되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하자 곁에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속생각을  함부로 입밖에내놓는다>며 걱정하시던 일이 생각납니다.

식민지 생활과 전쟁,  유신과 민주화 등 격변의 세월을 겪어 오시면서  경험하신 일들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속생각을 함부로 입 밖에 내놓아도> <좋은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기만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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