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07-07-05 11:04:06)
초록
감자수확



내리던 비가 잠시 소강상태에 빠지자 마을은 감자 캐기에 바분주합니다. 어제는 이장님댁과 신허 어르신네 감자를 캤고 오늘은 자야네 밭에 감자를 캡니다.
감자를 캘때는 먼저 감자 넝쿨을 걷고 감자가 상하지 않도록 호미질을 술렁하게 잘해야 합니다.

주먹 만한 감자가 주렁주렁 따라 올라올때 마다 품앗이 오신 진국이네 할매는 제게 감자를 들어 보이시며
<아이고야 이렇게 큰 감자는 첨 보는구마>하십니다.

감자 밭을 3분의 1쯤 캤을 때 앞이 보이지 않으시는 자야 아버님께서 지개를 지고 올라오셨습니다.
이젠 자야아버님께서 지게를 지고 다니시는 모습에 익숙해졌지만 처음에는 놀랍기만 했습니다.
소꼴을 베다 먹이는 일과  마구간 청소도 자야아버님의 몫입니다.
자야 어머니는 보통 아침  5시 전에 밭에 나가셔 풀을 메시고 아침을 드시고 아랫마을로 품앗이 가는 일이 많습니다. 언젠가 연세를 여쭈었더니<2살 모자라는 70>이라 하십니다. 농사에는 정년퇴직도 없습니다.
힘들지 않느냐고 여쭈었더니 <이렇게 일 할수 있는 밭이 있는게 얼마나 복인지 모른다.>고 하십십니다.

저녘 무렵에 자야어머니께서는 감자를 한소쿠리 담아오셨습니다.
처마 밑에 서서 한참을 싱강이 했지만 <한번 마음내서 가지고 온 것을 물릴 수는 없다>시며  기어이 두고 가십니다.  

감자를 캔 다음날은 어김없이 마을에 택배차가 올라옵니다. 도시에 나간 자식들에게 감자를 부치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의 일생은 심고 가꾸고 낳고 기르고 거두고 나누는 일생이었습니다.
감자 박스를 놓고 마을 어귀에서 택배차를 기다리는 할매들을 보면서 자식들이 알리 없는 부모 마음이 어떤 것인지 조금씩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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