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07-06-10 20:12:41)
초록
아름다운 동행2


현충일을 전후로 마을의 모내기도 거의 끝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산비탈에 심어진 보리를 베야하고 들깨 모종과 콩도 심어야합니다. 숲에 들어가 줄딸기도 따야하고 뽕도 따야하고 앵두도 따야하고 매실, 산복숭아도 따서 재어 두거나 술도 담아야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6월에는 풀을 잡는 일이 모내기 다음으로 손이 많이 가는 일입니다. 풀을 매는 일은 대체로 할머니들의 몫으로 식전과 해거름에 일을 합니다.

지난해 큰 수술을 받으신 국화네는 어쩔 수 없이 밭 뚝에 풀약을 치기도 합니다. 풀약을 치다가 소를 먹이는 집과 싱강이를 하기도 합니다. 소를 먹이지 않는 집은 국화네와 신허 어르신댁과 저희집 밖에  없습니다.  풀을 베다 소에게 먹이고 소는 그것을 다시 황금 비료로 만듭니다. 분뇨 삭는 냄새는 구수합니다. 할아버지께서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얼굴에 소똥이 붙어 있었다>고 하셔 우리는 모두 웃었습니다.

논매는 소리 한편 올려봅니다.

저 건네라 -           울도 담도 없는 집에  
수수깨비 움막집에     오리도리 삿갓집에    
연기 한통 감는 집에   새끼 새발 드는 집에  
명주 벤가 모시벤가    왕왕 짜는 저 큰아가
뉘 간장을 녹일라고    니 그리 잘났는고
말하자니 남이 알고    눈을 주니 지 모르고
낚시대로 낚아 낼까    물레로 물러낼까
자새로 잣아낼까       잘 낚으면 능사로되  
못 낚으면 상사로다.   능사 상사 그믈 떠서
서울이라 남대문에     아주 넝청 걸어놓고
훗차내자 훗차 내자    장안처녀 훗차내자
그 중에 큰 처녀는     그믈을 뛰어 넘고
그 중에 잔 처자는     그믈구멍 다 빠지고
이구십팔 열여덟살     내 동갑이 걸렸구나
걸린처자 후리내어     우리 농촌 뎃고와서
그 중에 좋은 처자     황수님께 대접하고
그 다음 좋은 처자     숫총각 대접하고
엉터버리 입삐뚜루미   나도 하나 빌려주소
<황수님은  마을 어른의 지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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