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18-03-01 20:54:55)
초록
봄의 정령
도롱뇽 한마리가 정지 바닥을 정신없이 기어다닌다. 내가 봄을 잊고 있을까 하여 나타난 걸까? 불쏘시게로 쓸 가랑잎에 묻어 왔나보다. 지난 가을엔 가랑잎 위에서 쉬고 있던 뱀을 안고 들어 온 일도 있었다. 뱀도 놀라고 나도 놀랐다.

춘삼월이라지만좋은 시절은 지났다. 이제부터 다시 지네와 뱀과 이름도 모르는 많은 곤충들과 사투하며 함께 살아야 한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자연물에 대한 두려움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다. 오늘만해도 그렇다. 바람이 얼마나 억세게 불던지, 붕이 큰 바람을 타고 구만리를 날아오르는 상상은 잠깐이고, 하루종일 날아간 신발이며  그릇이며 날다가 깨진 장독뚜껑이며 쓰러진 굴뚝이며 겪인 나뭇가지며....  행여 지난 가을처럼 바람에 양철지붕이 날아가지 않을까 맘조리며 바람 설것이로 하루종이 분주떨다 중얼거리길 .... '붕은 무슨 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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