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17-09-21 19:55:24)
초록
60년 생 밤나무
밤이 떨어지는 것이 애가 타는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내가 없는 8년 동안 우리집 밤나무 밑에서 밤을 주으시던 마을분들이셨다. 급기야 제초기를 매고 상철아제가 올라오셨고 밤나무 밑에 풀치는 소리가 그치자  자야엄마와 상철아주매가 올라오셨다.

떨어진 밤을 거의 다 줍고 난 후,  아제는 호두나무에 올라가셔 호두를 털어 주셨다. 강으로 나가기 전날 언덕밭에 심어놓고 간 호두묘목이 거름한번 주지 못했는데 기특하게 보란듯 잘컸고 호두도 주렁주렁달렸다. 내일이면 또 누군가가 우리집 밤나무 밑에 와서 서성일 것이다.

언젠가 내가 떠날 때, 내게 남은 것이 있다면  산언덕 밭에 있는 세그루의 밤나무와 호두나무에게 남겨주어야 겠다. 내가 없으면 더 잘 크고 더 많은 사람과 나누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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