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2009-01-31 18:34:58)
초록
다시 찾은 손지갑


일이 있어 부산에 나갔다가 택시에 지갑을 놓고 내렸다.  지갑을 열어 택시요금을 냈고 차에서 내린 직후 지갑이 없어진 것을 알았는데  지나가는 모든 택시가  1:1 대응되는 순간 이었다.  지갑 속에는 그야말로 전 재산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다 들어 있었다. 농협직불카드, 전화카드, 서울 부산 교통카드, 주민등록증 , 그리고  약간한 현금....

5군데 쯤 택시회사에 전화를 걸었고 아는 분들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수소문을 부탁했다.  문득,  만일 이런 심리 상태로 죽으면 영원히  죽은 몸에서 떠나지 못하고 방황하게 되겠구나 하는 자각이 든 순간 까지 찾는 일이 계속 되었다.  Hu ... 그렇게 분실당한 심리를 수습하는데는 한 30분쯤  걸렸다.

잃어버린 카드는 분실 신고를 하면되고  주민등록은 재발급 받으면 되고  20년 동안 들고 다닌 손지갑이 나를 떠난것에 대해서는 마음의 정리를 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그것이 왜 그렇게 당황스러웠을까.








요행, 아침에 주민등록 재발급을 받으러 동사무소에 가려고 나서는데  택시를 탔던 장전동 자율방범대에서 손지갑을 보관하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택시 기사님께서 택시를 탄 부근의 파출소에 맡겨 놓으셨던 것인데 지갑 속에 연락처가 없어서 경찰서에서는 통장  가입시 주소지였던  서울 본가에 연락을 했고 본가에서는 여동생에게 ..  여동생이 다시 메일로 연락해서  손지갑은 전국을 한바퀴 돌아 하루만에 다시 내게 돌아온것이다.

사실 이렇게 이 지갑을 잃어버리고 다시 찾은 것이 이번이 3번째다.  한번은 버스 안에서 한번은 공중전화 박스에서....... 그러나 현금이 그대로 들어있는채로 지갑이 돌아 온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인심이 점점 흉흉해진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니 여간 고맙고 감사한 것이 아니다.  빈지갑이라도 보내준 분들도 모두 고마운분들이다. 사실  내가 가장 서운했던 것은 지갑 속에 든 내용물이 아니라 20년 동안 내 경제를 책임지고 있던 이 지갑으로  손때 묻은 지갑이 내겐 소지품  1호인셈이다.

다시 내손안에 부드럽게 쥐어지는 손지갑을 보면서 4번째 분실시에는 어드렇게 될까하는 굿은 생각이 앞서는 것은 건망증이  갈수록 심해지기 때문이다......
  

초록 (2009/02/01 12:44:15)

사진을 올려놓고 다시 보니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중의 돈지갑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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